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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우울증보다 무서운 '조울증'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5.08.28
첨부파일0
추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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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18522
내용

 우울증보다 무서운 '조울증'…환자 10%가 자살

 




기분이 오히려 울적해 보였던 그(그녀)가 며칠 전부터는 자신감이 충천하고 들떠 산만하며 수다스럽다. 몇 시간 안 자도 활기가 넘친다. 때론 충동적으로 일을 벌이고 쾌락을 추구하는 데 몰두해 있다.

만일 당신의 가족이나 지인 중에 일주일 이상 이런 조증(躁症) 증상을 한 번이라도 보인 사람이 있다면 당장 조울증(躁鬱症) 진단을 받아 보자. 조울증은 말 그대로 기분이 들뜨는 조증과 가라앉는 울증이 공존하는 병. 유병률은 1~2%인데 환자 열 명 중 한 명은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동반 질환 많고 증상도 다양해 = 19세기 독일의 낭만파 작곡가 로베르트 슈만(1810~1856년). 그는 주옥 같은 명곡을 쓰면서 조울증의 고통에 시달려야 했다. 20대에만 세 번 이상의 자살 기도와 말년을 정신병원에서 보낸 사실은 이를 입증한다.

그는 조증을 앓을 때 왕성한 활동을 해 우울할 때보다 네 배나 많은 작품을 남겼다. 하지만 명곡은 우울했던 시기에 나왔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슈만이 생존하던 시기엔 제대로 된 조울증 치료제가 없었기에 고통을 고스란히 감내해야만 했다.

조울증은 방치하면 대인관계에 문제를 일으키고 과소비나 과도한 사업 확장으로 인한 경제적 위기, 가정 파탄 등을 초래하기도 한다.

연세대 의대 정신과 조현상 교수는 “조울증 환자는 기분 상태가 정상인 시기에도 정서적인 자극이 주어지면 주의력과 인지기능이 떨어져 비합리적인 결론에 도달하기 쉽다”고 설명한다.

동반 질환도 많아 알코올이나 약물 중독, 공황 장애는 물론 특히 불안증 발병은 정상인의 30배 이상이라는 보고가 있을 정도다.

예컨대 어떤 시기엔 세상만사를 귀찮아 하다가 또 어떨 땐 감정 변화는 정상적이지만 매사에 불안·초조해하는 짜증 많은 사람이 된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술에 관대한 문화권에선 알코올 중독자로 취급받기도 쉽다.

이처럼 다양한 얼굴을 보이다 보니 진단도 늦고 오진도 많다. 실제 서울·경인 지역 1000여 명의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열 명 중 세 명은 조울증이란 말을 들어본 적도 없었고, 이런 진단을 받았을 때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도 네 명 중 한 명 에 불과했다.

◆우울증 앓는 기간이 훨씬 길어 = 조울증도 증상에 따라 1형과 2형이 있다. 1형은 조증과 울증 증상이 극명하게 나타난다. 예컨대 들뜬 시기 땐 기운이 넘친다. 3시간만 자도 활력이 넘치고, 끼니를 걸러도 배고파 하지 않는다. 잠시도 쉬지 않고 움직일 정도로 행동도 부산하고 성욕이 지나쳐 문란한 상황으로 가기 쉽다.

‘나는 어떤 상황에서도 성공할 사람’이란 확신이 넘치다 보니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거나 큰돈을 마구 쓰다가 결국엔 사고를 잘 일으킨다. 실제 1형 환자에게서 조증 때 사회생활이나 가정생활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켜 입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2형은 기분 변화의 폭이 1형보다는 작으며 주로 우울증으로 오진되는 경우가 많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과 하규섭 교수는 “2형 조울증 환자를 우울증으로 오진해 항우울증 치료를 하게 되면 기분 변화가 잦아지거나 조증을 유발해 상태가 나빠지기도 한다”고 밝힌다.

실제 조울증 환자의 조증 상태는 1~2년에 한 번 나타날 정도로 흔한 증상은 아니며 1~2주 정도로 짧게 끝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단 한 번이라도 조증을 보인 환자는 주로 우울증 증상을 보이더라도 조울증으로 진단내리게 된다.

◆약물로 뇌 기능 이상을 바로잡아야 = 조울증은 감정을 좌우하는 뇌의 신경전달물질(노아에피네프린·세로토닌·도파민) 등이 변화해 기분이 들쭉날쭉한다. 따라서 이런 물질을 정상화시키는 기분안정제인 리튬, 항경련제인 카바마제핀·발프로익산, 보조 항우울제 등의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

만일 방치하게 되면 처음엔 실직·이별·사업 실패 등 슬픈 일이 있으면 우울 증상을, 합격·승진·경제적 이익 등을 볼 때 조증 증상을 보인다. 하지만 시간이 가면서 기능 장애가 진행되면 이런 외부 자극 없이도 심한 조증과 울증을 보이게 된다.

하 교수는 “처음 약물 복용 후 2~3주만 지나도 증상은 좋아지기 시작하며, 6개월쯤 지나면 ‘다 나았나 보다’라고 생각할 정도로 호전된다”고 전제하고, “하지만 이때도 뇌의 기능 이상은 남아 있는 상태라 약을 끊으면 재발 위험이 높으므로 2년 이상은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황세희 의학전문의사


* 우울증보다 더 무서운 조울증


이 날 강사는 26년째 카이저병원에서 성인 및 소아 정신과 치료를 하고 있는 수잔 정 정신과 전문의. 정 박사는 이날 특히 한인들이 모르고 지나치기 쉬운 ‘조울증’에 대해 중점을 두었다. 2시간 가까이 진행된 세미나의 내용 중에서 도움될 만한 것을 정리했다.

수잔 정 박사는 세미나를 마련한 동기가 최근 뉴욕타임스에 한인부부가 아파트에서 개스불을 켜놓고 분신자살한 기사를 보고 이에 대한 홍보의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부부는 대학에 다니는 딸에게 "부모 노릇을 제대로 못해서 미안하다"는 유서를 남겼다고 한다.

미국에서 매년 3만명이 자살하고 있는데 한국은 그 두배로 많다. "그러나 문제는 미국서 살고 있는 1세 한인들의 자살률은 미국이 아닌 한국을 따라가고 있다"고 정 박사는 심각성을 지적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자살하는 사람의 75%가 죽기 전에 자신의 의사(정신과 혹은 일반 주치의)를 찾아 가는데 이때 사태를 미리 알아내는 의사는 10% 밖에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의 70%가 정서 불안증세를 갖고 있다. 정서 불안증세에는 우리가 많이 듣고 있는 우울증(Depression) 외에 양극성 질환(Bipolar disorder)인 조울증이 있는데 자살률이 더 높은 것이 양극성 질환이다.

말그대로 기분이 양극 즉 우울했다가 업(up)이 되는 것을 반복하는데 중년 이상의 성인이 되어 주로 나타나는 우울증과 달리 10대 또는 2030대에 나타나기 때문에 많은 경우 부모들이 알아차리지 못한 상태에서 치료시기를 놓쳐 고치기가 더 힘들다.

"흔히 1세들이 우울증으로 자살한다고 생각하는데 분신 혹은 배우자나 자녀를 총으로 쏜 다음 자살하는 등의 과격한 선택을 하는 경우는 우울증 속에 숨겨져 있는 조울증세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경각심을 일깨웠다.

# 조울증 어떻게 알 수 있나

조울증 환자는 기분이 울적하게 될 때 즉 (우)울증세가 있을 때는 스스로 이상하다고 느껴 의사를 찾지만 기분이 상승될 때 즉 조증이 될 때는 정상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더욱 치료가 지연될 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도 알아채지 못하게 만들어 위험한 것이다.

조증을 진단할 때 그 기준은 첫째가 '자신에 대해 특별하게 느껴지는가'이다. 우울증세 때와는 정 반대로 이 때는 에너지가 넘쳐 무엇이든지 잘할 것 같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루에 2~3시간만 자도 피곤하지 않고 힘이 솟는다. 정 박사는"두뇌 케미컬에 문제가 생겨 과대망상을 하게 된다"며 "20대 혹은 30대 젊은층에서 계속 직업을 바꿔가면서 일을 벌리는 사람 중에는 이같은 조울증세가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전문의를 찾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십대 청소년의 경우 부모는 밤에 아이가 방에서 잠자는 줄 알지만 밤새도록 무엇인가를 만들거나 심지어는 무거운 책상이나 가구를 밤새도록 이리 옮겼다 저리 옮겼다하며 거의 밤새도록 움직인다. 물론 부모는 이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성인들은 오히려 기분이 업될 때는 사교적이 되고 또 일도 열심히 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오히려 주변에서는 좋게 보기조차 한다"며 "아이들의 경우는 교장실을 직접 찾아가서 학교 운영방침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놓을 뿐 아니라 교사들을 평가하면서 저 선생님은 해고시키라고 까지 할 정도로 에너지 뿐아니라 사고도 비약하면서 빨리 돌아가기 때문에 자칫 똑똑한 아이로 속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들의 특징은 일관성이 없고 결실을 맺지 못한다. 현실성이 없는 과대망상에서 나온 행동들이기 때문이다.

만일 일주일 이상 조증이 계속되면 입원시켜야 한다. 기능의 저하가 나타나 판단력이 흐려져 큰 문제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성적으로 액티브 해지기 때문에 특히 청소년의 경우 이성문제를 일으킬 수 있고 성인의 경우는 무모하게 사업을 벌인다거나 무절제하게 카드 빚을 써서 큰 재정적 소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과대망상으로 실제는 그렇지 않은데 '우리 엄마(혹은 아빠)가 나를 성폭행했다'며 교사에게 말하는 케이스도 있다.

이 밖에 특징으로 말이 많아지고 사고가 사고를 물고 겉잡을 수 없이 떠올라 밤새도록 잠을 이룰 수 없다. 또 집중력이 떨어져 주위산만해진다. 정 박사는 "청소년의 경우 집중력 결핍증(ADHD)과 구별이 힘든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많은 경우 조울증과 집중력 결핍증은 함께 가는 케이스가 많다"며 부모님들이 잘 이해할 것을 당부했다.

"어려서 ADHD가 있는 아이들은 잘 치료하지 않으면 나중에 조울증세가 따라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며 위에 설명한 것과 같은 행동양상이 느껴지면 빨리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정 박사는 “이런 아이들은 또 감정이 격해지기 쉽기 때문에 화를 잘 내는데 부모들은 이것을 사춘기때문이라고 그대로 간과해 버릴 수 있다”며 “그대로 두면 성인이 되어 조증의 넘치는 에너지가 억제된 울화로 쌓여 있다가 자신이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 때 파괴적인 행위 즉 분신자살이나 아니면 자해행위 등으로 표출될 수 있어 위험한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가족에게 불필요한 존재’라고 생각해서 자살을 하는 우울증 환자와 대조적이다.

또 조울증은 술과 마약에 빠질 가능성이 우울증 보다 높다. 우울증 환자는 기분이 다운되기 때문에 술과 마약을 찾는 반면 조울증 환자는 ‘불안하기 때문에’ 찾는다. 불안감은 울적함 보다 더 강한 무드이기 때문에 술과 마약이 더 절실하게 되는 것이다.

# 치료

정 박사는 “우울증보다 조울증은 조기 발견이 대체로 늦기 때문에 치료가 그만큼 힘든 것이 사실”이라며 최근엔 치료약이 많이 개발됐다고 희망적으로 말했다. “그러나 정신과적인 치료는 단순히 정신만 치료해서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니라 몸과 마음, 환경과 영적인 치료까지 함께 진행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약물치료, 심리적 치료, 사회적 치료, 영적치료 가 병행되야 함을 뜻한다. “그러나 한인 환자 중에는 이 중에서 한가지만 하면 안되냐는 질문을 많이 하는데 암을 치료하기 위해서 약도 먹으면서 여러 형태의 항암치료를 하는 것처럼 우리의 정신에 병이 났을 때도 마찬가지”라며 한인들이 좀 더 조울증에 대한 이해가 많아지길 바란다며 세미나를 끝맺었다.

중앙일보   글.사진 김인순 기자






# 우울증보다 무서운 조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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